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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Sanzo/썰 백업

[오이이와] 리맨물 썰(부하 직원 오이카와 x 상사 이와이즈미)

트위터에서 17.02.27.부터 17.03.04.일까지 풀었던 오이이와 썰 정리입니다.

수정된 사항 없이 트위터 내용을 그대로 붙여 넣었기 때문에 오타와 탈자 있습니다.




부하직원 오이카와 x 상사 이와이즈미.


신입으로 입사한 오이카와는 출근 첫날부터 이와쨩이랑 트러블 생길 거 같다. 자기랑 동기인 줄 알고 어느 부서로 배정됐냐, 사원교육 때 못 본 거 같은데 이름이 뭐냐, 막 이래서 옆에 있는 다른 직원들이 급하게 말리겠지.


이분은 당신이 배정된 부서의 부장님이십니다! 이러면서. 그제야 죄송하다며 사과는 했는데 이와이즈미 표정은 이미 썩고 있고. 뭐 이딴 자식이 다 있나 했는데 하필 자기 밑으로 들어와서 짜증 만땅. 오이카와는 미남에 훤칠한 키에 성격도 좋아서 벌써부터 선배들한테 인기도 좋고 특히 여자들 시선 완전히 사로잡았겠지. 유일하게 안 가까운 사람은 이와이즈미 하나뿐.


근데 이와이즈미 입장에서 진짜 짜증나는 건 오이카와가 일이라도 못하면 갈구기라도 하겠는데 이게 또 유능해서 일은 엄청 잘하는 거지. 그래서 오이카와 인가가 올라갈수록 그에 비례해서 이와이즈미 짜증도 올라갔으면 좋겠다.


단순히 첫날 실수 때문에 싫어하는 게 아니라 오이카와가 시도 때도 없이 들이대고 성희롱 해대고 하니까 맨날 속으로 이걸 죽여, 살려 백 번씩 말하는 이와이즈미. "이와이즈미 부장님, 점심 같이 먹어요." "됐습니다." 칼같이 거절해도 포기 안 하고 말하는데 자꾸 거절하면 그때 슬슬 성희롱 시동거는 거지.


"왜요? 누구랑 약속 있어요? 그렇게 눈웃음 치면서 누굴 꼬시는 건데요?" "뭐요?" "아니, 그렇잖아요. 부장님이 그런 눈으로 보는데 누가 안 넘어가겠어요? 그거 고의적이죠?" 이와이즈미 완전 빡쳐서 뭐 이런 미친놈이 다 있나, 싶어 그냥 무시하고 가려고 하고. 오이카와는 그런 이와이즈미 뒤를 졸졸 따라가면서 같이 밥 먹자고 큰소리로 말하고,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다 쳐다보니까 할 수 없이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 따라가겠지.


"이봐, 오이카와 씨. 적당히 해. 여긴 회사야. 애들 놀이터가 아니라고. 일하러 왔으면 일만 해." 진지하게 화내는 이와이즈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오이카와가 화사하게 웃으면서 대답하는 거지. "와, 부장님이 반말하니까 느낌이 다르네요. 으음, 은근히 기분 좋은데요? 앞으로도 반말로 해주세요." 이러는 오이카와 보면서 이와이즈미는, 와...이건 진짜 보통 또라이가 아니구나. 하는 거지.


아무리 말해도 오이카와 말발을 이길 수가 없어서 이와이즈미의 선택은 무시하는 것. 정말로 업무에 대한 얘기가 아니면 아예 말도 안 걸고.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으니까 같은 사무실 직원들만 눈치보며 죽어나겠지.


그러거나 말거나 오이카와만 싱글싱글일 테고. "오이카와 씨, 부장님이랑 무슨 일 있어요?" 참다 못해 물어보는 동료도 있을 거야. 오이카와는 아무 일 없다며 평소와 똑같겠지. 그리고 예전 서류 찾으러 창고에 간 이와이즈미 따라서 들어간 오이카와는 문 잠그고 몰래 다가가 뒤에서 와락 안겠지.


"뭐, 뭐야!" 놀라는 이와이즈미 와는 달리 오이카와는 아무렇지도 않게 어깨에 얼굴 부비면서 아 냄새 좋다, 하겠지. 이와이즈미가 아무리 뿌리쳐도 오이카와 힘이 더 세서 꿈쩍도 안 할 거야. "부장님 왜 나랑 말 안 해요?" "이거 놓고 말합시다." "싫습니다."



"오이카와 씨 입사한지 얼마 안 됐죠? 성희롱으로 고소당하고 싶습니까? 그렇게 되면 바로 잘립니다." 최대한 꾹 참고 차분하게 말하는데 오이카와는 "지금 저 걱정해 주시는 건가요? 역시 부장님은 친절하시네요." 라고 해버려서 의욕 확 상실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진짜 살다 살다 이런 놈은 처음 본다면서 이와이즈미 아주 질색하겠지. 딱 봐도 자기가 만만해 보여서 놀리는 건가 싶고. 이와이즈미도 심정이 복잡하겠지. 좀 더 상사로서 제대로 해야겠다는 다짐만 하는 거야.


근데 시간이 갈수록 자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냥 오이카와가 특이한 놈이라는 걸 알게 되는 거지. 이제는 같은 사무실 직원들까지 다 알게 된, 이와이즈미 빠돌이 오이카와. "오이카와 씨는 부장님을 참 잘 따르네요." 하는 말이 이와이즈미는 기가 막히고. 저게 어딜 봐서 따르는 거야? 괴롭히는 거지! 혼자 혀를 차며 생각하겠지.


그런데 드디어 알게 된 오이카와의 치명적인 단점! 자신을 제외한 윗사람들에게는 뻣뻣하게 군다는 것. 이제 막 입사한 신입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목이 뻣뻣해서 인사를 안 해. 이와이즈미가 볼 때마다 혼내고 지적해 주는데, 그때만 잠깐 할 뿐이고 이와이즈미가 안 보면 또 세상 뻣뻣하게 머리를 숙일 줄 몰라. 좀 예의가 없는 행동을 해서 이와이즈미 곤란하게 하고 그러는데, 이 건에 대해서는 나중에 오피셜이지만 반전이 있을 거니 일단 넘어가고.


어쨌든 오이카와의 건방진 행동은 이와이즈미가 잘 컨트롤 해주는데 그러다 보니 이와이즈미에 대한 오이카와의 마음이 더 커지는 거지. 유능하지만 좀 날나리 같은 오이카와와 그야말로 FM인 고지식한 이와이즈미. 절차와 순서를 중요시해서 오이카와가 서류 순서만 바꿔와도 바로 알아채다보니 오이카와는 나중에 알아서 정리 잘하게 되는 거지.


그렇게 조금씩 이와이즈미가 가르치는대로 배우는 오이카와 그리고 오이카와는 그런 이와이즈미에게 더더욱 호감을 느껴 좀 더 수위를 높이며 다가간다. 회식 날 술에 약한 이와이즈미는 몇 잔 마시지도 않았는데 취해서 해롱거리고 그걸 챙기는 게 오이카와인 거지.


다른 직원들은 취한 상사 뒤치다꺼리 하기 싫으니까 알아서 빠지고. 근데 그게 오이카와에겐 절호의 찬스. 취한 이와이즈미에게 주소를 물어보지만 제대로 대답할 리 없고, 결국 자기 집으로 데려온 거야. 대충 겉옷만 벗겨서 침대에 눕혔는데, 이와이즈미는 취중에 뭐라고 혼자 중얼대고, 그게 귀여워서 오이카와 얼굴에는 함박미소가 가득하겠지.


괜히 얼굴도 쿡쿡 찔러보고. 그러다 이와이즈미가 반응하면 흠칫해서 떨어지고.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뾰족머리에 부루퉁한 얼굴을 하고 있던 이와이즈미가 눈에 띄었고 그래서 자꾸 시선이 갔던 거였지. 이와이즈미는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입술을 비죽이는 습관이 있는데 그걸 볼 때마다 오이카와는 키스하고 싶은 걸 겨우 참는 거야.


그런데 오늘은 자고 있으니 몰래 한 번쯤 해도 괜찮겠다 싶어서 슬며시 다가가 가볍게 쪽, 입을 맞추고는 서둘러 떨어졌어. 술에 취한 이와이즈미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이처럼 잘 뿐이지. 용기를 낸 오이카와는 이번엔 조금 더 진하게 해보자는 생각에 다시 다가가 한 번 더 입을 맞췄는데 아까보다 오래 맞대고 있다가 뗐어.


그런데 떼고 나서 눈을 뜨니 이와이즈미가 자길 빤히 바라보고 있는 거야. 그것도 놀란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그 상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서로 빤히 바라보다 둘 다 얼굴이 화르륵 달아오르는 거야. 그때 이와이즈미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스르르 눈을 감고(못 본 척하는 거) 오이카와도 시선 돌리면서 딴짓하고.


그렇게 서로 모르는 척하는데 사실은 둘 다 마음에 담아두면 좋겠다. 이와이즈미 눈은 감았지만 잠 한숨도 못 자고 오이카와도 신경 쓰여서 계속 뒤척거리다 밤새고 출근했으면. 근데 이와이즈미 옷이 어제랑 똑같으니까 직원들이 힐끔힐끔 쳐다보겠지. 오이카와가 데려다 주겠다고 했는데 자기만 멀쩡히 갈아입고 이와이즈미는 그대로니까 괜한 의심 받고.


그래도 집에 가서 갈아입고 올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좋으나 싫으나 하루종일 입고 있을 수밖에 없겠지. 근데 그거보다 더 신경 쓰이는 건 어젯밤의 키스. 처음할 땐 꿈인가 했는데 두 번째 땐 너무 리얼해서 자기도 모르게 눈을 뜨고 만 거야. 그래서 오이카와랑 마주친 거지.


다행히 술에 취해 있었으니 술기운에 기억 안 난다고 하면 그만이라 적당히 넘어갈 생각이었는데, 자꾸만 떠올라서 미치겠는 그런 이와쨩 보고 싶네. 근데 그건 오이카와도 마찬가지겠지. 반은 장난 반은 진심이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진심이 돼 버려서 스스로도 당황하는 오이카와. 그치만 오이카와라면 금방 생각 다잡고 자기마음 인정할 것 같다.


그래서 그때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이와이즈미한테 자기 어필하는데 이와이즈미는 그야말로 철벽남. 게다가 자길 좋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우습게 보여서 괴롭히는 거라고 생각하다 보니 더 싫어하는 거지. 뽀뽀했던 것도 일종의 이지메인가, 싶어 하는 어느 날. 어쩌다 보니 둘이 남아서 야근을 하게 된 거야.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달랑 둘이 남았는데 키보드와 마우스 두드리는 소리만 들리고 적막이 흐르는 거지. 불쑥 일어난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 앞에 커피 한 잔을 내밀면서 이렇게 말하겠지. "커피 좀 드시고 하세요." 이와이즈미는 눈만 슬쩍 밀어올려 오이카와를 보곤 "고마워요."라고 짧게 대답할 거 같다. 되도록 얘기 길게 안 하려고. 근데 커피 준 오이카와는 갈 생각도 없이 아예 이와이즈미 책상 끝에 앉아서 빤히 쳐다보는 거.


"일하는 거 처음 봅니까?"하고 물으니 "아뇨."라고 칼대답 해서 또 이와이즈미를 어이 없게 만들겠지. "그럼 가서 일하세요. 야근까지 하면서 왜 시간을 낭비합니까?" 뭐든지 정석대로인 이와이즈미 성격에 오이카와가 딩가딩가 노는 게 못마땅한 거지. "부장님을 보는 게 어떻게 시간낭비가 되죠? 전 이 시간이 제일 좋은데요." 태연하게 말하는 오이카와를 보면서 이와이즈미가 드디어 짜증을 내는 거야.


"오이카와 씨, 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요! 여긴 직장입니다. 그런 부적절한 발언 그만하세요. 그리고 나는 오이카와 씨 상사지 친구가 아닙니다. 한 가지 더. 외로우면 가서 여자를 구해요. 나한테 치근덕대지 말고." 오이카와는 아마 씩씩거리는 이와이즈미를 고요하고 차가운 눈으로 볼 거야. 자기 감정을 자각했는데 이렇게 부정당하니 괜히 억울하고 속상하겠지.


근데 이와이즈미 입장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라 목구멍까지 올라온 감정을 꾹 내리누르는 오이카와. 잠깐 참았다 다시 싱긋 웃으며 말하는 거야. "부장님 많이 피곤하신가 보네요. 쉬엄쉬엄 하세요." 자기 자리로 돌아간 오이카와는 분위기가 냉랭해진 게 마음에 안 들어서 어떻게든 극복해 보려고 사내 메신저를 이용할 것 같다.


접속해 있는 유일한 사람인 이와이즈미에게 쪽지를 보내는 거야. [사람을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어야 할까요?] 다소 엉뚱하고 생뚱맞은 질문에 이와이즈미는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그냥 가만히 있고. [사람을 좋아하는데 꼭 성별을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쪽지가 이어서 오는 거야.


대체 무슨 뜻으로 이러는지 몰라 결국 이와이즈미는 벌떡 일어서서 오이카와를 향해 말하는 거야. "뭐하는 겁니까? 일은 안 하고 무슨 쪽지를..." "일보다 중요한 거라서요." 오이카와도 일어나서 똑바로 눈을 마주하고. 처음 보는 오이카와의 진지한 눈빛에 이와이즈미는 괜히 당황하고.


"저 부장님 좋아합니다. 왜냐고 물으셔도 딱히 할 말은 없어요. 이유가 없으니까요. 남자인 것도 상관없습니다." 담담한 고백에 이와이즈미 완전히 당황해서 어버버 하는데, 오이카와의 고백은 계속되고. "똑같이 좋아해달라고는 안 해요. 그냥 저 외면하지만 마세요." 그제야 농담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이와이즈미는 지난 날 장난처럼 여겼던 오이카와의 행동을 떠올리는 거야. 가볍게만 봤는데 사실은 좋아서 그랬던 거라니. 당혹감이 머리를 스쳤어.


얼빠진 이와이즈미의 얼굴을 본 오이카와는 씁쓸하게 웃고. 말을 마친 오이카와는 다시 자리에 앉아서 업무를 보고 이와이즈미만 멍하니 서서 고개 숙인 오이카와를 응시하지. 알 수 없는 긴장감과 묘한 분위기가 흐르는 가운데 그렇게 야근이 끝났어.


그 후로부터 이와이즈미는 자기도 모르게 오이카와를 의식하게 되고. 오이카와는 이전에 했던 장난스러운 행동을 일절 끊는 거야. 하다가 안 하니 괜히 답답하고 궁금해지는 게 사람 심리라 이제는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를 힐끔힐끔 보는 거지.


역전된 분위기에 사무실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수군거리기 시작해. 부장님이 오이카와 씨에게 잘못한 게 있는가 보다, 뭔가 서운하게 했나 보다, 등등 각종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오이카와만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일하는데, 단 한 가지. 이와이즈미에게 전혀 관심을 안 준다는 거야. 이제 다급해진 건 이와이즈미지. 저건 날 좋아한다더니 왜 저렇게 눈길도 안 주나, 하면서.


그래서 혹시 그것도 농담이었나 생각해 봤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때의 오이카와 눈이 놀랄 만큼 진지해서 거짓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려운 거야. 그래서 기회를 노리던 중에 서류 창고에 가서 예전 자료를 찾는데 오이카와 들어온 거지. 저번처럼 끈적하게 붙으려나 싶어 신경 쓰면서도 나름 기대감 같은 게 있었는데 웬일인지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 거들떠도 안 보고 자기 자료만 찾더니 나가려는 거야.


뭔가 울컥한 이와이즈미가 자기도 모르게 오이카와를 잡았고, 오이카와는 무슨 일이냐는 듯한 얼굴로 빤히 보기만 하는 거지. "뭐, 나한테 화난 거 있습니까?" 어렵게 물어봤는데 오이카와는 그저 아뇨, 라는 짧은 대답 뿐. "화난 게 아니면 갑자기 왜 이럽니까." "제가 뭘요." 예전과 확연히 다른 차가운 태도에 이와이즈미는 갑자기 서러워질 거야. 차라리 뭐 때문에 기분 나쁘다, 말하면 사과라도 할 텐데 그런 것도 아니니 답답하겠지.


"하실 말씀 없으시면 이만 일하러 가겠습니다." 평소엔 하라고 해도 이와이즈미한테 시비 걸고 장난치느라 뺀질거리던 오이카와였는데 고백한 이후로는 말수도 적어지고 일만 하는 거야. 아무튼 가겠다면서 손잡이를 돌리는 오이카와의 뒤통수에 대고 이와이즈미가 버럭 소리를 질렀어.


"야! 너, 나 좋아한다며!" 한 번도 야, 너, 하면서 반말한 적도 없었고 이렇게 격하게 감정을 드러낸 적도 없던 이와이즈미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을 하자 오이카와는 들고 있던 서류 바닥에 팽개치고 그대로 이와이즈미 얼굴 잡아당겨서 입 맞추는 거야. 참고 또 참았지만 눈물을 담은 얼굴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거지.


갑작스런 키스에 놀랐지만 어쩐지 싫지 않아서 이와이즈미는 적극적으로 오이카와의 키스에 응하고, 그렇게 둘이서 한참을 입술을 부빈 후이야 하아, 하아, 숨을 고르며 떨어졌어. "그때, 부장님이 술 취해서 우리 집에 온 날...저랑 키스했던 거 기억하시죠?"


이와이즈미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결국 그날의 일을 부정할 수 없었고, 오이카와의 고백도 내내 마음에 걸렸던 거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 부장님 좋아합니다. 그냥 존경하는 마음이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아시겠어요?" 끄덕끄덕. 이와이즈미는 말없이 격하게 고개만 끄덕이는 거야.


"부장님은요?" 기대에 찬 얼굴로 묻는 오이카와 보면서 이와이즈미가 새빨개진 얼굴로 우물쭈물 입술을 움직여. "나, 나, 나도 뭐..조, 좋아, 하는지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한지 오이카와는 세상 제일 행복한 얼굴로 이와이즈미를 꽉 껴안아. 그리고 다시 시작된 세크하라! 직원들이 다 눈치챌 정도로 넋놓고 이와이즈미 얼굴 쳐다보질 않나, 점심 때도 노골적으로 이와이즈미만 찾고.


누가 봐도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 좋아하는 거 티 나는데, 이와이즈미는 고지식하고 FM적인 사람이라, 언제 오이카와랑 애틋했냐는 듯 버럭 소리지르면서 좀 떨어지라고 난리겠지. 그치만 속으론 좋아 죽을 테고. 츤츤대는 이와이즈미랑 대놓고 좋아하는 오이카와의 오피스 연애.


남들도 다함께 아는 비밀 사내연애가 된 두 사람. 같은 사무실 직원들은 오이카와는 그렇다 쳐도 철옹성 같던 이와이즈미가 샐쭉대면서 몰래(물론 다 알지만 본인만 모르는) 연애하는 게 귀엽고 신기하고 재밌어서 그냥 다 모르는 척하고 같이 즐겨줬으면 좋겠다. 맨날 무표정에 일만 하는 워커홀릭이었는데 툴툴대면서도 오이카와를 볼때면 쭉 찢어진 눈매가 누그러지는 게 신기한 거지.


무튼 직원들 눈 피해서 서류창고나 텅빈 휴게실, 탕비실 같은데서 둘이 꽁냥거리면서 쪽쪽 빨고 그렇게 예쁘게 연애하겠지. 그리고 윗사람들에게 뻣뻣하게 굴던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의 지적과 교육 덕분에 조금씩 변하게 되고. 외근 나가서도 거래처 사람들에게 가끔 무례하게 굴거나 오만한 태도 취하던 것도 싹 사라져서 이미지가 완전히 바꼈으면 좋겠다.


그렇게 이와이즈미 곁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오이카와와 오이카와 덕분에 연애라는 게 뭔지 알게 되는 고지식한 연상의 이와이즈미 조합 너무 최고다. 물론 사이사이 떡도 칠 테고 기타 므흣한 상황도 생기겠지만 그건 원고에서....어쨌든 같은 사무실 직원들은 다 아는 공식커플 되면 좋겠다. 이와이즈미 혼자만 모르는 비밀연애라니, 최고네.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가 매는 넥타이까지 다 골라주고 세세하게 챙길 거야.


처음엔 적응 못해서 어색해하던 이와이즈미는 어느새 오이카와가 자기 챙기는 거에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하고. 누군가와 함께라는 것에 점점 적응해 나가겠지. 그리고 슬슬 말도 놓겠지? "이와쨩, 나 수건 좀." 그러면 이와이즈미는 "너 내가 안에다 수건 꼭 놓으라고 했잖아." 하고 짜증을 내면서도 가져다 줄 거야. 오이카와 집에서 자는 날이면 꼭 있는 일이니까. 주말이 되면 상황 봐서 둘 중 한 사람의 집에서 함께 머물겠지. 느긋하게 늦잠도 자고 나가서 간단히 음식도 사 먹고.


또 어느 날은 데이트 할 겸 근처 공원을 가거나 영화를 보겠지. 하지만 이와이즈미는 보통의 연인처럼 당당할 수 없음에 속앓이 할 것 같아. 오이카와는 그런 거 신경 안 쓰지만 고지식한 이와이즈미는 자기 때문에 혹시라도 갓 입사한 오이카와 앞길을 막을까 봐 늘 전전긍긍했으면 좋겠다. 사실 몇 살 차이도 안 나면서 더 어른처럼 걱정하고 생각하겠지. 이와이즈미는 성실하고 꾸준하니까 그 우직함에 좀 빨리 부장을 달았을 것 같아.


어쨌든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때에 또 여직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오이카와를 발견했어.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지만 그날따라 이와이즈미는 심란한 거야. 좋아한다는 마음 하나로 오이카와를 붙잡아 둬도 되는 건지 고민하겠지. 저렇게 인기가 많은데 차라리 좋은 여자 만나서 결혼하게 하는 게 바른길이 아닐까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어. 그리고 눈치 빠르고 관찰력 좋은 오이카와는 그런 이와이즈미의 변화를 금방 알아보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 때 조용히 따로 만나겠지.


"왜 그래, 이와쨩. 무슨 일 있어?" "여긴 회삽니다. 보는 눈이 많으니 서로 조심하죠." 역시 원리원칙을 지키는 이와이즈미답게 회사에 오면 언제나와 같은 부장으로 변하는 거야. "우리밖에 없는데 뭐 어때." 오이카와의 말에도 고갤 저으면서 계속 존댓말 하는 거야. "무슨 일로 부른 겁니까." "이와ㅉ...아니, 부장님 무슨 고민 있어요?" 회사에서만큼은 이와이즈미의 입장을 생각해 맞춰 주기로 한 오이카와도 바로 존댓말 쓸 거 같다. "그런 거 없습니다."


아니라곤 했지만 눈 피하는 이와이즈미 보고 오이카와는 거짓말이라는 걸 알 거야. "날 보고 말해요. 부장님 거짓말할 때 눈 피하는 거 알아요?" 자기도 모르는 습관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오이카와의 말에 이와이즈미 흠칫하겠지. "뭐 때문인지 말해 봐요. 내가 도와 줄 수도 있잖아요." 근데 이와이즈미 막상 말하려니 입이 안 떨어질 거야. 전혀 그럴 생각 없던 오이카와가 자기 얘기 듣고 혹시라도 마음이 변할까 싶어 겁이 나겠지.


우물쭈물하는 사이 오이카와는 울쩍한 표정 짓고 있는 이와이즈미를 가만히 품에 안고 다독여 줄 것 같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아무 걱정하지 마. 나는 항상 이와쨩 옆에 있을 거야. 그러니까 언제든지 나한테 기대. 내가 다 들어 줄게." 자기가 제일 듣고 싶었던 말을 마치 알고 하는 것처럼 오이카와가 딱 말하는 순간, 괜히 감정이 북받친 이와이즈미는 왈칵 울 것 같고. 갑자기 우는 이와이즈미 때문에 오이카와는 영문도 모른 채 당황하겠지. 울릴 만한 짓은 안 한 것 같은데 우니까 놀랐겠지.


"왜, 왜 그래? 진짜 무슨 일이야, 이와쨩." 놀라서 묻는데 그 와중에도 이와이즈미는 할 말 다 할 거 같다. "흡, 내가, 흐윽...회사에서는 반말, 하지 말라고, 흑...했, 잖아." "지금 그게 문제야? 그리고 이와쨩도 방금 반말했거든" 지적해 줬지만 우느라 이와이즈미 아무것도 모르고. 그렇게 얼마간 울다가 겨우 감정이 누그러지자 그제야 이와이즈미가 차분하게 말하기 시작하는 거야.


사실은 무서웠다, 내가 네 앞길을 가로막을까 봐. 너는 인기도 많고 능력도 있어서 전도유망한데 나랑 사겨서 그게 걸림돌이 될까 겁이 났다. 너는 정말로 나같은 사람으로 괜찮은 거냐, 말하겠지. 그리고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가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어. 무슨 그런 생각을 하냐고 한소리 할 줄 알았지.


근데 오이카와는 화를 내기는커녕 이와이즈미 더 꽉 안고는 "미안해." 하고 사과를 하는 거야. 그래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지. 혹시 헤어지자는 말을 하려나 싶어서. 걱정이 앞서서 몸이 덜덜 떨리니까 오이카와가 한 번 더 꽉 안더니 "진짜 미안. 이와쨩이 그렇게 불안해하는 줄 몰랐어. 내가 더 잘할게. 걱정하지 않게 더 많이 사랑하고 또 사랑할게." 하는 말에 이와이즈미 이번에야말로 완전히 왈칵 터져서 진짜 엉엉 울었으면 좋겠다.


오이카와를 좋아하게 된 이후로 줄고 가지고 있던 걱정과 불안이 말끔하게 해소되는 기분이었을 거야. 딱히 표현은 안 했어도 워낙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고 여러 사람이 좋게 보니까 자기도 모르게 질투하고 불안에 떨고 했을 테니까. 근데 그런 걸 일일이 말하면 너무 초조해하는 거 티내는 거 같고, 혹시나 집착하는 걸로 생각할까 봐. 그리고 자기가 연상이니 마지막 자존심 같은 게 있었겠지. 물론 사랑하니까 그런 자존심도 버릴 수는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말하고 싶지 않았던 거야.


그랬는데 오히려 자길 위로하면서 미안하다 말하고 더 사랑하겠다, 불안하게 만들지 않겠다 하는 오이카와의 말에 진심으로 감정이 흘러넘친 거지. 여기가 회사라는 것도 잊고 시원하게 펑펑 울었음 좋겠다. 그리고 오이카와는 그런 이와이즈미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서 셔츠가 젖어도 개의치 않고 꽉 안아주겠지.


그렇게 둘 사이에 갈등이 해소되고, 이와이즈미는 얼굴이 좀 가라앉으면 나갈 테니 먼저 가라고 오이카와 억지로 내보냈는데 나오니까 사무실 동료들이 문앞에서 귀대고 있다가 다같이 놀라서 확 몸 떼고 딴짓하는 거 보고 싶네. 근데 아무리 딴청 피워도 이미 엿들으려고 했다는 거 티가 나서 오이카와가 황당함에 웃었으면 좋겠다. "다들 뭐하시는 겁니까?" 묻자마자 다들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막 묻겠지.


"왜 그래? 부장님이랑 싸웠어? 헤어지자 그랬어?" "심하게 싸운 건 아니지? 아까 부장님 엄청 울던데." "근데 부장님이 울다니, 놀랐어." 대화 소리는 하나도 못 들었는데 이와이즈미가 워낙 크게 울어서 우는 소리만 들은 거지, "싸운 게 아니라 약간의 오해가 있었는데 다 풀었습니다. 걱정 마세요." 싱긋 웃는 오이카와를 보니 정말로 괜찮은가 보다 하는 거야. 사무실 동료 모두가 응원하는 사내 공식 커플이니까. 물론 이와이즈미는 여전히 비밀인 줄 알지만.


어쨌든 이렇게 눈새에 살짝 맹한 이와이즈미도 좋을 것 같다. 주말마다 서로의 집을 오가면서 데이트하다 뜨거운 밤을 보내기도 하고. 그렇게 한창 불타올랐을 때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의 의외의 면을 보게 되고. 그때부터 살짝 의심하게 돼. 하지만 오이카와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데다 약간 의심하게 된 일이 있은 이후로 더 이상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이게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는 거지. 이와이즈미가 헷갈려하는 줄도 모르고 오이카와는 언제나와 똑같이 이와이즈미를 대하고.


또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 때 회사에 본부장이 새로 부임하는데 젊고 유능한 사람이었어. 근데 부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와이즈미네 부서를 유심히 보더니 유달리 관심을 갖는 거지. 실적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이와이즈미가 부담스러워하는 걸 보고 오이카와는 어떻게 해서든 부서 실적 올려주려고 고군분투하고, 다른 동료들도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하는데, 자꾸만 꼬투리가 잡히는 거야.


진짜 별것도 아닌 사소한 걸로 시비걸고 그걸 빌미로 따로 불러내기도 하고. 오이카와는 불만스러웠지만 쨌든 상사니 수긍할 수밖에 없고. 그런데 어느 날 서류 창고에 갔다 오다가 우연히 본부장이 누군가와 전화통화하는 걸 들은 거지. "그래, 나야. 온지 이제 일주일밖에 안 됐어.


근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아. 지금은 좀 구워삶는 중이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접촉하다 보면 접점이 생길 거야. 아, 애인은 있다는데 별로 신경 쓸 건 아닌 것 같아." 지나가던 오이카와는 자기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얘기를 들었어. "아아, 하는 건 완전 FM이지만 꽤 귀여워. 그런 면이 좋아서 온 거니까. 이름? 전에 말해 주지 않았나. 이와이즈미 하지메라고." 갑작스레 들린 이와이즈미 이름이 오이카와는 당황하고, 그러다 곧 어이가 없어 울컥 화가 나겠지.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주먹을 휘두르고 싶지만 그러면 회사에서 문제가 될 테고 이와이즈미 입장도 난처해질 것 같아 겨우 참았어. 이를 악물고 사무실로 향하는데 얼굴만은 딱딱하게 굳어 있겠지. 그런 오이카와 보고 이와이즈미가 걱정하면서 왜 그러냐고 묻지만 아니라고 할 거야. 알아서 좋을 게 없으니까. 무튼 오이카와는 본부장을 주시하기 시작했고, 사사건건 이와이즈미를 자기 사무실로 따로 불러서 지적이랍시고 하는 짓을 지켜볼 테지.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시비가 아니라 수작을 부리고 치근덕대는 것이라는 걸 확신하게 되고, 진짜 열 받아서 막무가내로 따지러 가는 거지. "본부장이라는 직함 달았으면 거기에 걸맞게 일이나 하시죠. 기껏 회사 와서 부하 직원 추행이나 하지 마시고." 당당하게 따지는 오이카와의 행동에 본부장은 느긋하게 웃으면서 무슨 상관이냐고 묻겠지. "아무리 같은 부서라지만 상사가 부하를 위해서 온 것도 아니고 부하가 상사를 위해서 이렇게 따지는 경우도 있나?"


"못할 건 뭡니까.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그게 누구라도 따지러 올 겁니다." "이와이즈미 부장의 부서가 이렇게까지 결속력이 좋은 줄 몰랐군." 다분히 비꼬는 투였지만 오이카와는 굴하지 않았어. "계속 이런 식이라면 윗선에 보고할 겁니다." 하지만 본부장은 아랑곳하지 않아.



"내가 이와이즈미 부장에게 뭘 어쨌다는 건지 모르겠군. 설령 뭘 했다 치더라도 그랬다는 증거 있나?" 진짜 빡친 오이카와가 멱살이라도 잡으려는데 이와이즈미가 뛰어들어와서 말렸어. "오이카와 씨! 여기서 뭐 하는 겁니까!" 급하게 말린 덕분에 주먹다짐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오이카와는 분을 삭이지 못해 씩씩거렸어. 그에 반해 본부장은 태연했지. 억지로 끌고나오는데도 오이카와는 가만 안 두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거야. 밖으로 나온 후에 이와이즈미가 왜 그러냐고 묻지만 역시 대답하지 않아.


그래도 집요하게 물으니까 그제야 한마디 하겠지. "저 자식, 당신 노리고 있어. 이와쨩 노린다고!" "여기 회사야. 말조심하라고 했잖아." 하지만 열 받은 오이카와 눈엔 아무것도 안 보이겠지. "저 본부장이란 놈이 이와쨩을 노린다니까! 내 말 안 들려?" 잔뜩 흥분한 오이카와가 버럭 화를 냈는데, 이와이즈미는 의외로 차분하고 냉정한 거야.


"알아. 나도 그 정도 눈치는 있어." 전혀 모를 줄 알았는데 이와이즈미도 느끼고 있었던 거지. "알고 있었다고? 그랬는데도 부를 때마다 갔어?" 왠지 속은 기분이 든 오이카와는 섭섭한 마음에 따졌어. 그런 오이카와 보면서 이와이즈미가 한숨을 내쉬더니 애를 달래듯 어르는 거야. "좋으나 싫으나 상사잖아. 대충이라도 맞춰주고 적당히 거리를 둘 생각이었어. 그 전에 네가 알게 돼서 이 난리를 칠 줄은 몰랐지만." 겨우 냉정을 되찾은 오이카와가 어이 없다는 듯 이와이즈미 어깨를 잡았어.


"입장 바꿔서 생각해 봐. 나한테 이런 일 있었다면 이와쨩은 그래도 침착할 수 있어? 난 못 해. 머리에 열이 오르고 눈이 뒤집혀서 못 참는다고. 지금도 이와쨩 안 왔으면 나 저 자식이랑 한판 붙었어." 눈에서 스파크가 튀는 오이카와를 가만히 응시하다 이와이즈미가 소리 없이 웃는 거야.


이 심각한 상황에서 웃으니 오이카와는 진짜 좀 어이가 없겠지. 근데 이와이즈미의 다음 말이 중요해. "나라고 괜찮을 것 같아? 우리 회사 여직원들이 전부 널 쳐다보는데 나는 어떨 것 같은데. 그런데도 난 매일 참아. 항상 참는다고." 생각지도 못한 발언에 놀란 건 오이카와. 진심으로 당황스럽겠지. 설마 이와이즈미가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줄은 몰랐던 거야. 회사에서 직원들과 가깝게 지내는 건 말 그대로 사회 생활일뿐인데, 그런 부분마저도 이와이즈미의 질투를 유발하는 행동이었다는 것에 말할 수 없는 희열이 느껴졌어.


한편으론 귀엽기도 하고. "미안. 이와쨩이 거기까지 신경 쓰는 줄 몰랐어. 내 생각이 짧았네." 곧바로 사과하는 오이카와를 툭 치면서 이와이즈미가 하아, 한숨을 내쉬는 거야. "내가 이래서 말하기 싫었어. 치졸해 보이잖아. 속도 좁은 거 같고. 아아, 짜증나."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자리를 피하려는 이와이즈미를 잡아당기더니 오이카와가 뒤에서 백허그를 하는 거야.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앞으론 주의할게."


이와이즈미는 어깨를 감싸는 오이카와 손 위에 자기 손 올리고는 이렇게 말했어. "네가 너의 방식으로 생활하는 것까지 일일이 다 터치할 생각은 없어. 그치만 나도 고맙다." 좀 더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생활하겠다 말하는 오이카와의 마음이 고마워서 괜히 뭉클한 거야. 그리고 오래지 않아 오이카와가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나 본부장을 짓밟게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