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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Sanzo/HQ!! 글연성

[마츠하나] 시선 - 4

- 마츠카와, 하나마키 둘 다 모델인 설정

- 의불 연성 주의





그날, 어떻게 헤어졌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집이었고, 핸드폰에는 마츠카와 씨로부터 문자가 와 있었다.


[오늘 즐거웠어♥]


하트는 뭐냐고, 하트는! 그리고 남들이 보면 오해할 만한 멘트는 하시지 말라고요! ……라고 말해도,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자꾸만 마음이 가는데, 머리는 안 된다고 한다.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니 환장할 노릇이다. 뭐라고 답장해야 할지 몰라 끝내 아무런 답신도 하지 않았다. 마츠카와 씨는 그냥 내가 재밌는 거야. 내 반응이 웃기고 재밌으니까 놀아 주시는 것뿐이라고.


다른 생각은 하지 말자.


내 감정을 꼭꼭 닫아 놓기로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그 사이 나도 마츠카와 씨도 각자의 일로 바빴다. 지난 촬영 때의 내 모습이 좋았는지 갈수록 제의가 많이 들어왔다. 더불어 방송 출연까지 언급이 되었다. 방송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다, 사진을 담는 카메라가 아닌 영상을 담는 카메라는 어쩐지 잘 적응이 되지 않았다.


“후우. 피곤하다.”


촬영을 마치고 잠시 대기실로 들어왔다. 여기서 잠깐 쉬다가 곧바로 다음 촬영지로 가야 한다. 오늘은 여러 장소에서 촬영이 있어 더 정신이 없는 것 같다. 대기실 테이블에 엎드려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누군가 벌컥- 문을 열었다.


“마침 있었네.”


스태프인 줄 알았는데, 조금 전까지 나와 함께 촬영했던 선배 모델이었다. 그는 마츠카와 씨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는데, 마츠카와 씨의 인기가 워낙 대단해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빛을 발하지 못한 케이스다. 하지만 여전히 찾는 사람들이 꽤 많다.


“아, 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습니까?”


엎드린 자세에서 얼른 일어나자 그가 씩- 웃으며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오늘 촬영 다 끝나고 다른 일정 있어?”

“아뇨.”


없지만. 왜 묻는 거지?


“그럼 나랑 술 한잔 할래?”

“예? 저랑요?”

“그래, 너. 하나마키.”


싱글싱글 웃는 얼굴이, 사람 참 선하게 생겼다는 인상을 주었다. 뭐, 동료들과 술 한잔 하는 정도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이렇게 친목을 다지는 것도 사회생활 중의 하나니까.


“네. 가시죠.”

“오오, 정말이지? 좋았어. 이따가 촬영 끝나고 같이 이동하자.”

“알겠습니다.”


선배는 무척 즐거운 표정으로 나갔다. 고작 해야 남자들끼리 술을 마시는 것뿐인데, 저렇게 좋아하니 괜히 민망하다. 잠시 넋을 놓고 앉아 있는데 주머니 안에서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이름을 확인한 순간 쉽게 받지 못하고 계속 들고만 있었다.


마츠카와 잇세이. 또렷하게 뜨는 그 이름에 나는 전화 받기를 망설였다. 내 마음을 깨달은 순간부터 마츠카와 씨를 만나는 것이 두려워졌다. 들키면 안 되는 마음을 품었으니까. 안 받으면 촬영 중인 걸로 알겠지, 싶어 모르는 척했는데도 어쩐 일인지 끊임없이 울려 댄다. 끊었다 다시 전화하기를 여러 번 반복하기에 어쩔 수 없이 통화라는 글자를 터치했다.


“네, 마츠카와 씨.”

- 음. 바빴나봐? 전화 계속 안 받던데.


안 받으면 안 해야지, 왜 계속 하시는 건데요.


“촬영 중이었어요. 지금 막 대시길로 들어왔구요.”

- 그랬구나. 너 오늘 촬영 끝나고 시간 있지? 나랑 좀 만나.

“저 먼저 약속한 일이 있어서 안 될 것 같…….”


선약을 방패 삼아 마츠카와 씨와 만나는 것을 피하려 했다. 그런데 그 때, 갑자기 대기실 문이 열리며 선배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마키, 지금 이동한대. 그리고 아까 나랑 한 약속 잊지 마. 촬영 끝나고 꼭 같이 가는 거다.”

 

그렇게 자기 할 말만 한 뒤 유유히 사라졌다. 제기랄! 지금 얘기, 다 들었겠지?


- ……약속이라는 게, 이시다랑 만나는 거였어?


마츠카와 씨의 목소리가 깊게 가라앉았다.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다른, 낮고 어두운 목소리.


“…….”

- 왜 대답 안 해? 좀 전에 그거, 이시다 시노부 맞잖아. 아니야?

“맞아요.”

- 촬영 끝나고 이시다 자식이랑 둘이서 뭐 할 예정인데?

“뭐하다니, 그냥 밥 먹고 술 한잔 하려는 겁니다.”


이시다 선배의 호의를 오해하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변호했다. 그런데 마츠카와 씨가 이렇게 화낼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자기도 동료들이랑 잘 마시러 다니면서 왜 나는 안 되는 건데?


- 너 이시다 시노부가 누군지 몰라? 어떤 자식인지 모르냐고.

“이시다 선배가 좀 노는 사람이라는 건 압니다. 하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누군가 흘린 소문만으로 판단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시다 시노부는 모델계에서 중간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사실 그에 대한 소문은 딱히 좋지 않다. 여자와 술을 좋아하고, 그에 관련한 스캔들도 몇 건이나 있었다. 그래도 내게 무슨 위해를 가한 것도 아닌데, 가볍게 갖는 술자리까지 마다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 하나마키, 이시다는…….

“마츠카와 씨, 저도 남잡니다. 무슨 일 생기면 제 몸 정도는 지킬 수 있어요. 물론 그럴 일도 없겠지만요. 저 지금 이동해야 해서 이만 끊겠습니다.”

- 야, 하나마…….


그의 말이 끝나지 않았지만 나는 전화를 끊었다. 날 걱정해 주는 것도 고맙고, 날 생각해서 해주는 말도 기쁘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동료로서의 마음이라면, 선배로서 하는 걱정이라면 그다지 기쁘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똑같이 봐주지 않는 건 생각보다 훨씬 아픈 일이구나. 그렇다고 해서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이고.


좀 전에 내가 과하게 반응한 것 같다. 나만 혼자 좋아하는 것에 괜히 울컥하고 말았다. 나중에 꼭 사과해야지. 아아, 젠장.




*




모든 촬영이 끝났다.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평소보다 더 피곤하다. 얼른 집에 가서 씻고 자야…….


“하나마키, 저녁 먹으러 가자.”


누군가 내 어깨에 팔을 얹으며 말했다. 아, 이시다 선배랑 저녁 약속이 있었지.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가고 싶었지만 선배와의 약속이니 어길 수도 없었다.


“네, 가요.”


이시다 선배가 잘 안다는 가게로 이동해 음식을 주문했다. 그럴 필요 없는데도 선배는 굳이 룸으로 자리를 잡았다. 얼굴이 알려진 만큼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먹는 건 불편하다는 것이다. 나야 아직 그럴 정도는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선배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와 신발을 벗고 편하게 앉으니 노곤했던 몸이 살짝 풀리는 것도 같았다.


“많이 먹어.”


음식이 나오자 선배는 나부터 챙겼다. 내가 선배를 챙겨야 하는데.


“감사합니다.”

“오늘은 내가 사는 거니까 걱정 말고 실컷 먹어.”

“아, 제가 선배를 대접해야 하는데…….”

“하하. 선배라고 맨날 대접만 받고 사나? 후배한테 베풀기도 해야지. 자, 어서 먹자.” 


고급 식당이라 그런지 음식도 맛있고 참 깔끔하게 나왔다. 그리고 아까부터 주머니 안에 있는 핸드폰이 울리고 있다. 확인할 때마다 마츠카와 씨여서 일부러 받지 않는 중이다. 이시다 선배와 같이 있는 걸 알면 또 뭐라고 할 것 같아서였다. 나중에 따로 연락해서 잘 이야기하면 되겠지.


“한 잔 받아, 하나마키. 이 술 조금 도수가 높긴 한데 숙취는 없는 술이야.”

“네. 감사합니다. 선배도 한 잔 받으세요.”


서로 술잔을 주고 받으며 몇 차례 술을 마셨다. 원래 나는 술을 즐겨 하지 않아서 주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 고작 세네 잔 마셨을 뿐인데 벌써부터 눈앞이 흔들리는 것 같다. 더 마시면 안 되겠네.


“음? 잔이 비었네. 자, 더 받아.”


선배는 내 잔이 빌 때마다 연신 술을 따랐고, 나는 여러 번 사양하다 결국 또 마셨다. 그러기를 서너 차례가 되자 급기야 얼굴이 달아오르고 혀가 꼬이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도 내가 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배, 저는…… 그만 마시겠습니다.”

“벌써?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술이 약해서요.”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발음을 할 수 있는데, 이것도 버거울 지경이다.


“하나마키, 취했어?”


나를 보고 묻는 선배의 얼굴에 천천히 미소가 번졌다. 나는 그것이 미소라고 생각했다. 흐려진 시야 사이로 보이는 건 입꼬리가 올라간 모습이 전부였으니까.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미소가 아니었음을 곧바로 알게 되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 옆으로 와 앉았다. 그리고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몸을 밀착시킨 채 말했다.


“진짜 술이 약하구나. 그렇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으으, 머리 아파. 선배는 뭐라고 하는 거야?


“있잖아, 하나마키. 내가 정말로 너랑 술이 마시고 싶어서 부른 것 같아?”

“……네?”


그의 손이 내 허리에 감겼다. 그리고는 자신 쪽으로 나를 바싹 끌어당겼다. 술에 취해 있었지만 본능적으로 그의 손길을 밀어냈다. 어딘지 거북한 느낌이 들어 거리를 벌리려 했지만 선배는 다시 한 번 내 허리를 잡았고, 아까보다 훨씬 세게 힘을 주었다.


“에이, 이제 와서 도망치면 안 되지. 내가 이 순간을 얼마나 고대했는데.”

“으…… 놔 주세요.”

“가만히 있어 봐. 아까 옷 갈아입을 때 보니까 허리가 참 예쁘던데. 좀 자세히 보자.”


다짜고짜 나를 바닥에 눕힌 그는, 내 셔츠를 들어 올렸다. 서늘한 공기가 피부에 닿자 살짝 술이 깨는 것도 같았다. 하지만 제대로 몸을 가누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와, 피부 장난 아니네. 여자보다 더 깨끗해.”


스윽-


배에 닿는 타인의 감촉에 몸이 떨렸다. 마츠카와 씨가 만졌을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때의 떨림과 같은 떨림이 아니야. 꼼지락거리며 몸을 빼려는 나를 꽉 잡은 채 그가 내 배에 키스했다. 그때야 비로소 알았다. 이 사람이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지. 내가 어떤 상황에 놓인 것인지를.


두려움이 밀려왔다. 정신이 멀쩡했더라면 밀치고 도망이라도 갔을 텐데, 술 때문에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몸에 힘도 잘 들어가지 않아 아무리 거절의 뜻으로 손을 휘둘러도 그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았다.


“하, 하지 마세요.”


들을 리가 없다. 저항하는 내 몸짓도, 싫다는 말도 그를 억누를 수 없었다. 그리고 그가 떠올랐다. 마츠카와 씨. 내게 경고를 해줬는데, 그랬는데 듣지 않았다. 괜한 고집을 부렸다. 계속해서 전화를 하는데도 받지 않은 내 자신이 죽도록 원망스럽다. 이제라도 그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질 않는다.


그래도,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어! 버둥거리며 그를 밀친 뒤 겨우 빠져나왔다. 하지만 고작해야 잠깐의 시간을 벌 뿐이다. 배와 가슴에는 벌써 여러 개의 키스 마크가 있었다. 젠장! 기분 더러워!!


“하나마키, 그러지 말고 그냥 즐겨. 그러면 너도 좋고 나도 좋은 거야.”

“오, 오지 마세요!”


나는 급히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냈다. 어딘가로 전화를 하려 하자 이시다 선배가 다가와 나를 내리 눌렀다. 핸드폰을 빼앗으려 하는 그에게 격렬히 저항하며 어떻게 해서든 마츠카와 씨에게 전화를 하려는데, 뭔가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벨소리가 울렸다.


마츠카와 씨!


액정에 뜬 그의 이름이 미치도록 반갑게 느껴졌다. 그리고 미안했다. 그의 말을 듣지 않은 것에 대해서. 그리고, 내 감정으로부터 도망치려 한 것에 대해서. 다시 만나면 반드시 말할 것이다. 좋아한다고.


“어딜. 그렇게는 안 되지.”


통화 버튼을 누르려는데 그가 우악스럽게 팔을 잡아 당기는 바람에 핸드폰을 놓치고 말았다.


“저런, 어쩌나? 이제 도움을 청할 수도 없겠네. 그리고 여긴 VIP룸이라 내가 부르지 않는 이상 아무도 안 올 거야. 소리 쳐도 소용 없으니까 그만 좀 포기해.”


젠장, 젠장! 아무리 손을 뻗어도 날아간 핸드폰에 닿지 않았다.


“싫어! 저리 가라고!”


내 위에 올라앉은 그를 온 힘을 다해 밀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그 때,


- 하나마키?


저 멀리 날아간 핸드폰 안에서 마츠카와 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날아가는 순간, 버튼이 눌렸나 보다. 그리고 우연찮게 스피커로 받게끔 동작이 된 것 같다.


“마츠카와 씨!!!”


나는 모든 힘을 짜내 그의 이름을 불렀다.


- 하나마키, 무슨 일이야? 너 지금 어디에 있어!


비명과도 같은 나의 외침을 들은 마츠카와 씨의 목소리가 단번에 변했다.


“저 지금…… 으, 읍. 우우읍!”


장소를 말하려는데, 이시다 선배가 빠르게 내 입을 막았다.


“절대로 안 돼. 어떻게 잡은 기횐데 이걸 날려? 죽어도 못 보내.”

- 하나마키!!


수화기 너머로 나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데도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억울하고 속상하고 분통이 터져 눈물이 나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저 사람은데, 왜 마음에도 없는 사람과 이러고 있는 것인지.


선배는 자신의 넥타이를 풀러 내 입을 막았고, 내 넥타이를 풀러서는 손을 묶었다. 술 기운 때문에 똑바로 걷지 못하는 것을 감안해 일단 다리는 그냥 둔 것 같다. 그리고는 떨어진 내 핸드폰을 주워 아예 꺼버렸다. 이제 더 이상 누구의 도움도 바랄 수 없게 되었다. 난 이대로 당하는 건가? 마츠카와 씨를 두고 다른 사람과…….


“얌전히 있으니 좋잖아. 안 그래?”


비열한 웃음과 함께 그가 완전히 내 셔츠를 벗겼다. 노골적으로 드러난 상체를 이리저리 만지며 혼자서 킬킬 웃는데, 소름이 다 끼쳤다. 혀를 깨물고 딱 죽고 싶은 심정이다. 그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뱀이 기어다니는 기분이 들어 토악질이 나올 것 같았다.


“좋은 거 하자, 좋은 거. 응? 하나마키.”


미친놈아! 너한테나 좋지, 내가 왜 좋냐!! 나가 죽어!!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속으로라도 마음껏 그를 욕했다. 이런다고 상황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가 막 내 바지에 손을 대려는 찰나였다. 나는 참담한 심정으로 눈을 감았고, 그의 손은 바지 지퍼를 건드리고 있었다.


갑자기 밖이 무척 소란스러워졌고, 사람들이 누구를 말리는 것인지, 아니면 싸우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쾅, 쾅 하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점원들이 ‘손님, 이러시면 안 돼요.’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리가 있는 방 앞까지 그 소란이 밀려왔다.


쾅쾅-


“이 문 열어. 당장!”


거센 목소리가 들리고, 점원들의 안 된다는 말이 다시 반복되었다. 다른 방과는 달리 이 방은 VIP룸인지라 안에서 잠글 수 있었다. 밖에서 열쇠로 열거나 안에서 열어 주지 않는 이상 들어올 수 없는 곳. 하지만 밖의 누군가는 계속해서 문을 열라며 거칠게 화를 냈고, 급기야 발로 차기까지 했다.


“아, 씨. 어떤 미친놈이 와서 난리야?”


이시다 선배는 느릿하게 일어나 문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콰과광-


엄청난 굉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마침내 닫혀 있던 문이 열린 것이다. 열린 문 밖으로 보이는 것은, 무서울 정도로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는 마츠카와 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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